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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로우에이

[로우에이] 크리스마스의 선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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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바람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로우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 추위 속에 밖에서 난동을 부리는 거지.

로우는 결국 짜증스레 몸을 일으키곤 옆의 코트와 칼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걸리면 온 몸을 조각내준다며 다짐하며.

 

 

 

“아 추워추워추워!!!!! 어디야 여긴!!!!!! 야 로우!!!!!!! 어딨냐!!!!!!!!!!!”

 

로우는 눈을 푹푹 밟아가며 인상을 찌푸렸다. 내 이름을 부른다고? 분명 여기엔 자신 혼자만이 왔고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자라고해도 이 밤중에 자신의 이름을 고래고래 불러가며 길을 헤멜자는 없다.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으아 시발!!!!!!!!! 여기 어디냐고!!!! 나 얼어 죽는다!!!! 루피, 사보...난 여기서 끝이야...잘 살아야해.....가 아니지!!!! 난 살거다!!!! 난 살아나갈거야!!!!”

 

로우가 눈바람을 헤쳐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남자의 앞에 서 그 얼굴을 확인했을 때 잠시 동안 로우의 사고가 정지했다. 로우 앞의 남자는 사람이 나타난 것에 감격한 것인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가 추운지 금방 내려 팔짱을 꼈다.

남자의 옷차림은 아주 괴상했다. 반팔로 된 와이셔츠에다 긴 검정색 바지. 그리고 팔목에는 영구지침과는 다른 무언가가 달려있었다. 한마디로, 지금 이 날씨에는 너무나 맞지 않는 옷차림이라는 것이다.

 

“와 사람이다. 나 진짜 죽는 줄로만...어라? 로우!!! 뭐야 너도 여기 있었잖아!!!”

 

로우 앞의 남자는 로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반갑게 로우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리곤 춥다며 로우의 털 코트 안으로 파고들었다.

 

“누구냐.”

“엥, 뭐?”

“누구냐고 물었다.”

“뭔 소리야. 추운데 있다 보니까 머리 맛 갔냐?”

“다시 한 번 묻지. 넌 누구냐.”

“너 좀 이상하다? 뭐, 네 잘나신 애인 포트거스 D 에이스다. 이런 대답이라도 듣길 바라냐?”

 

에이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답한 다음 푸하핫 웃었다. 로우는 자신의 품안에 파고드는 에이스의 어깨를 강하게 잡아 자신에게서 떼어냈다.

에이스는 왜 이러냐는 눈으로 로우를 쳐다봤고 로우 역시 에이스를 쳐다봤다.

에이스는 로우가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였다. 흑발의 약간 곱슬진 머리, 즐거운 일을 잔뜩 담고 있는 눈, 눈 밑에 콩콩 찍혀있는 주근깨, 웃을 때 호선을 그리는 입매와 몸의 감촉, 무엇보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던 기운이 로우의 눈앞에 있는 자칭 에이스에게서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거짓말 마. 내가 꿈을 꾸는가보군.”

“어이~ 너 진짜 어디 아프냐?”

“너는...너는 죽었다. 여기 있을 리가 없어.”

“뭔 개소.....에취!!!!!!!!”

 

에이스는 결국 로우의 얼굴에 콧물과 침을 잔뜩 튀겼고 로우는 이게 꿈이든 현실이든 우선은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에이스를 품 안에 안아들고 안으로 향했다.

 

 

 

 

 

“그럼, 난 죽었다 이말이야?”

 

에이스를 안으로 데려온 로우는 이건 꿈이라며 계속 중얼거렸고 결국 참지 못한 에이스가 로우의 머리를 퍽 소리 나게 때리며 이건 꿈이 아니라며 외쳤다. 하지만 로우의 네가 여기 있을 리가 없다!!! 하는 소리를 들은 에이스는 코를 훌쩍이며 되물었다.

 

“하.......네가 죽은 지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지금에 와서 살아있었다는 건 말이 안 돼.”

“.....그러고 보니까 말이야, 너 뭔가 달라.”

 

뭐? 하고 되묻는 로우의 말을 무시하고 에이스는 천천히 로우를 살펴봤다.

 

“달라. 풍기는 분위기도, 표정도, 인상도. 그리고 눈빛도.”

“무슨 소리를...”

“내가 아는 로우는 말야. 이렇게 다크써클이 이 밑까지 내려왔는데 눈빛하나는 살아있었단 말이지. 근데 네 눈빛은 죽어있어. 또 풍기는 분위기도...넌 무겁달까. 여튼 넌 내가 아는 로우가 아닌 것 같다?”

 

로우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머리가 깨질듯 아팠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던 로우는 결국 설마, 하고 생각하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다른 차원.”

“어?”

“여기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네가 있었다가 이쪽으로 온 거면 이 이상한 일도 설명이 되겠지.”

 

에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리 있는 말이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그게 말이 될 리가...아니, 그것보다 너는....하....”

 

로우는 다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고 그런 로우가 딱해보였는지 에이스는 로우의 등을 토닥여주며 어깨를 으쓱였다.

닿아오는 에이스의 손에 로우는 움찔했지만 별 다른 말 하지않았다.

 

 

 

“자, 먹어라”

“오, 땡큐.”

 

에이스는 로우가 건네는 컵을 받아들고 호호 불어가며 마셨다. 컵을 입에 대며 곁눈질로 에이스를 쳐다보던 로우는 순간 에이스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눈을 돌렸다.

 

“그나저나 여기의 내가 죽었다니. 뭔가 으스스한걸. 어떻게 죽은 거야? 이쪽의 너도 날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눈앞의 에이스는 그저 신기한 듯 들떠서 로우에게 질문해댔다. 로우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화제를 돌렸다.

 

“너,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 정확히 무엇을 하다가 어떻게 이쪽으로 오게 됐는지 말해봐라.”

“어....?음....난 그냥 너랑 집에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냥...어....갑자기 여기 왔어.”

“갑자기라니.”

“아...아니다.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어서, 너한테 심장이 아프다고 해서 네가 봐주려는 순간. 쨘~”

 

에이스는 두 팔을 펴 보이며 마술사같이 포즈를 취했다. 나름대로 분위기 전환이라고 했지만 무표정한 로우에 머쓱해하며 다시 담요를 둘렀다.

로우는 에이스의 얘기를 듣고 쯧 혀를 찼다. 에이스의 말 대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도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쪽 세계에서 살아가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에겐 그의 삶이 있었고 이쪽의 에이스는 죽은 지 2년이란 시간이 지났으니. 무엇보다 로우 본인 자신이 에이스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 복수를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해야하는 마당에. 그라는 존재는.

 

“저기요,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야.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에이스는 씨익 웃으며 말했고 로우는 순간 그가 되살아났다는 착각을 했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지금 고민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날 이 밟으면 에이스를 발견한곳에 다시 가보기로 하고 에이스에게 자신의 침대를 준 다음 한숨 눈 붙이라고 말하곤 자신은 소파에 앉아 책을 펼쳤다.

 

“뭐해 인마. 이쪽으로 와. 너도 자야할 거 아냐.”

 

에이스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약간 들추고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로우가 한쪽 눈썹을 올렸지만 에이스는 개의치 않는 듯 계속해서 옆자릴 두드렸다. 결국 에이스에게 이기지못하고 불을 끈 뒤 순순히 옆자리에 가 눕자 에이스는 로우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킬킬 웃었다.

 

“왜 웃냐.”

“아니, 다른 세상이래도 말이지. 이렇게 너랑 누워있으니까 별 다른 건 못 느끼겠어서.”

“그러냐.”

 

더 이상 에이스는 아무 말이 없었고 로우는 그제야 눈을 감았다. 시야를 차단하자 바로 옆에서 에이스의 체온이 강하게 느껴졌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아주 그리운 체온을 느끼며 로우는 서서히 잠에 들었다.

 

 

 

 

 

다음날 강하게 느껴지는 눈길에 에이스는 그대로 눈을 번쩍 떴다. 시야에 바로 들어오는 로우는 미처 시선을 피하지 못했는지 한 손으로 찻잔을 잡고 눈을 크게 뜬 상태로 에이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

“..........”

“왜 아침부터 그렇게 빤히 보고 있냐. 부담스럽게.”

 

에이스는 눈을 비비며 내뱉었고 로우는 헛기침하더니 다시 차를 마셨다. 에이스는 그런 로우가 웃긴 듯 로우 쪽으로 다가와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왜 아침부터 나를 빤히 보고있었을까아?”

“떨어져라.”

“에에~ 싫은데~!”

 

에이스는 킬킬 웃으며 로우의 어깨에 턱을 기대고 잠을 쫓으려는 듯 목덜미에 얼굴을 부볐다. 에이스의 행동이 낯선 로우는 딱딱하게 몸을 굳혔다. 에이스는 부자연스런 로우의 행동에 몸을 천천히 떼고 질문했다.

 

“너, 나랑 안 친했어?”

“....친하다곤 할 수 없었지.”

“흐음, 의외네.”

“어째서지?”

“그야 나는 너랑 사귀고 있는 걸. 그래서 이쪽의 너와 나도 친했거나 사귄 줄 알았지.”

 

에이스는 별거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로우는 그런 에이스를 바라보다 준비해 둔 옷을 건네곤 밖으로 나가자 말했다.

 

후드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에이스는 로우의 뒤를 쫒아 밖으로 나왔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휘청 이는 에이스를 로우가 손을 뻗어 넘어지지 않게 등을 받쳐주자 에이스가 후드를 약간 젖히곤 고맙다며 웃었다. 로우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어서 가자며 고갯짓했고 로우와 에이스는 어제 그 장소로 향했다.

 

 

 

“흠...아무것도 없구만.”

 

에이스의 말에 로우는 하얀 눈 위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어젯밤의 발자국은 밤새내린 눈에 자취를 감췄고 비록 발자국이 남아있었다고해도 그 주위는 너무나 깨끗했다.

로우는 길게 한숨 쉬었고 그의 숨결에 따라 하얀 입김이 공기 중에 흩어졌다. 눈을 드니 에이스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 듯 눈사람을 만들 거라며 눈을 굴리고 있었다.

 

“눈을 처음 보나.”

“아니, 우리는 지금 여름이었거든. 눈이 반갑지! 그리고 이렇게 경치 좋은데 선 눈사람을 만들어줘야하는거야!!”

 

에이스는 호기롭게 외치고는 계속 눈을 굴렸고 로우는 몸을 틀어 주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눈뿐이었기에 우선은 다시 돌아가자며 되돌아가자 그새 에이스는 자신만한 눈사람을 만들곤 뿌듯하게 웃어 보이고 있었다. 로우에게 손을 흔들며 이것 좀 보라고 웃는 에이스에 결국은 로우도 피식, 하곤 웃음을 흘렸다.

 

“이제 돌아가는 거야?”

“아아.”

“그러지 말고 여기 주위 좀 둘러보면 안 될까?”

“뭐?”

“아니, 난 여기 처음이잖아. 신기하단 말이지. 우리나라에선 이런 경치 보기도 힘들고......”

 

에이스는 말끝을 흐리며 로우의 눈치를 봤다. 결국 알았다며 앞장서라는 로우의 말에 에이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달려 나갔고 로우는 그런 에이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에이스와 로우는 주위를 돌아다녔고 에이스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로우의 욕심이 커져만 갔다. 에이스를 여기에 붙잡아두고 싶다는 욕심이. 로우는 그런 생각을 떨쳐내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에이스는 여전히 아무생각 없어보였다.

 

 

 

 

 

“어머, 로우. 메리 크리스마스. 외출하고 온 거야?”

 

로우는 뒤쪽의 에이스에게만 보이게 손짓했다. 용케 에이스는 그 손짓을 알아듣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모네가 그런 에이스에게 눈길을 주었지만 로우가 입을 열어 모네의 시선을 자신 쪽으로 고정시켰다.

 

“네가 신경 쓸 거 없다.”

“후후...매정하긴.”

 

모네는 입을 가리고 웃은 뒤 로우를 지나쳤고 모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로우는 빠른 걸음으로 에이스를 찾아 나섰다.

이 안을 헤매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켜서도 안됐지만 더 최악인건 아까 모네와 다시 만나거나 시저와 만나는 거였다. 그 짧은 시간에 어디까지 간 건지 아무리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아 로우는 숨을 몰아쉬며 신경질적으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머리를 헤집었다.

 

“도대체 어디간거야....”

 

벗은 모자를 다시 쓰고 어두컴컴한 복도를 가로지르는데 순간 지나치던 조그맣게 열린 문에서 얕은 감탄사가 들려왔다. 로우는 앞 뒤 생각 없이 문을 열어젖혔고 그 안에는 총을 만지다 놀라 돌이 된 에이스가 서 있었다.

 

“넌...!!!”

“미안미안. 근데 가다가 누가 오길래 이쪽으로 숨었더니....이것 봐, 총이야!! 진짜 검도 있다고!!!”

 

흥분한 건지 점점 목소리가 커지는 에이스의 입을 틀어막고는 로우는 얼른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 도착해 에이스를 풀어주고 한숨 돌리자 에이스는 기다렸다는 듯 질문해왔다.

 

“여긴 전쟁도 일어나??”

“뭐?”

“진짜 총이랑 칼이 잔뜩 있길래. 너만 해도 칼 같은 거 들고다니니까.”

 

로우는 푸핫 웃었다. 에이스는 왜 웃는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지만 그래, 2년 전만 해도 그 큰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에다 그 전쟁 속에서 죽어간 에이스가, 에이스의 얼굴과 똑같은 얼굴로 전쟁이 일어 나냐고 묻는 게 우스웠던 것이다.

 

“Room”

 

로우는 손을 들어 방안에 조그맣게 룸을 형성했다. 에이스는 갑자기 생긴 장막같은게 신기한지 연신 감탄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Mess.”

 

그리고 로우는 순식간에 에이스의 심장을 빼냈다. 에이스는 순간 헉하며 숨을 들이쉬고 바닥으로 주저앉았지만 그것도 잠시 고개를 들어 로우를 쳐다봤다. 정확히는 로우의 손에 들려 있는 자신의 심장을.

 

“미친....그거 내 심장이냐....?”

“그래.”

 

에이스는 자신의 가슴을 들여다보고 로우의 손을 들여다보고 다시 가슴을 들여다보고를 반복하다 입을 쩍 벌리곤 그대로 굳었다.

 

“하하하핫!! 미치겠군, 네 그런 표정. 처음 본다.”

 

로우는 결국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고 에이스는 그런 로우의 웃음소리에 정신을 차린 듯 일어나서 자신의 심장을 보기위해 가까이 다가왔다.

신기한지 연신 감탄을 내뱉으던 에이스는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심장을 쿡 찔러보곤 덮쳐오는 감각에 헉, 하고 숨을 들이키더니 그대로 로우의 품으로 쓰러졌다.

 

“이...이봐.”

“헉.....나 방금 무쟈게 이상한 느낌 들었어....이게 심장을 직접 만지는 느낌인건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로우에게 안긴 채로 감상평을 말하는 에이스에 결국 로우는 또 한 번 크게 웃었다.

 

 

 

로우는 책에서 눈을 떼고 에이스를 바라봤다. 자신의 심장을 요리조리 보며 놀던 에이스는 눈길을 눈치 채고 로우의 시선을 마주했다.

 

“약간...더...”

“뭐?”

“얇군. 선이.”

“뭔 소리야.”

 

로우는 에이스에게 다가가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에이스의 다리를 쓸었다.

그 세계엔 전쟁이 없댔으니 몸 단련을 안 해서 그런 건가. 자신의 기억속의 그와는 키는 비슷했지만 더 얇은 몸을 로우는 손으로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어....음....야...”

 

에이스의 말에 로우는 고개를 들었다. 에이스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헛기침하며 로우의 손을 가리켰다.

 

“그렇게 만지지 좀 말아줄래. 상당히 야하거든?”

 

로우는 손을 멈추었다. 눈앞의 에이스는 로우와 눈도 못 마주친 채 이리저리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로우는 뭐라도 홀린 듯 천천히 에이스에게 더 다가갔다. 에이스는 피하지 않았다. 바로 앞이 에이스의 입술이었을 때 로우는 멈췄다. 에이스는 고개는 숙인 채 눈동자만 굴려 로우를 쳐다봤다.

 

“......이쪽의 너와 나는 감정표현에 서툴렀다.”

“......”

“너를 잃기 전에 한번이라도 내 감정을 표현했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수없이 생각했지.”

“......”

“어차피 이미 늦은 일. 중요한 건 네가 죽었었다는 거지. 그렇지만.”

“.......”

“네가 다시 눈앞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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